한울타리의 가족이 되고 난 후...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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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3 16:21
사지는 멀쩡해도
나는 심각한 중증 장애인이다
절름거리지 않아도
나는 심하게 뒤뚱거리는
불완전 육신을 끌고 다닌다.
머리는 얌전한데
나는 우울한 정신지체를 안고 산다.
슬프지 않아도 끊임없이 서럽고
속절없이 무너지는 가슴을 앓는다.
날마다 버려도 버릴게 너무 많은
나쁜 습성으로 길러진 나.
이제는 완전한 사람이 되고 싶다.
배고파 설설기는 땅거지로 살아도
의식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목줄을 움켜진 마음병동에서
내발로 스스로 나서고 싶다.
바보로 살아도 한점 티끌 없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2006년 2월 18일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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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글은 2년 전 일반직장 생활을 하며 장애인 시설에 자원봉사를
처음 하고 난 후 제 자신을 돌아보며 쓴 글입니다.
이렇게 한울타리 장애인 생활시설에 근무를 하게 되면서 새삼
옛글을 읽어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조금씩 장애인들과 생활하면서 제 자신의 마음의 병도 치유되었기에
참 행복이라는 것은 일방적인 것 보다는 서로 공유하는 감정으로 인해
행복지수가 몇 배로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울타리에서 몸 담고 생활한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참 행복이라는
것을 생활인들과 함께 몸소 더 깊게 느끼며 장애인들의 잘못된 편견을
얽혀있던 실타래를 풀 듯 한 가지씩 버리고 있습니다.
사랑과 행복이 가득 넘쳐나는 한울타리에 머물러 있는 가족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항상 머금을 수 있도록 저도 일조해야겠습니다.
[한울타리 김태형]